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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 경기도 이천시 원적로743번길 58 (우17309)

Review 과거와 현재, 개인과 사회의 이질적 만남

최지만의 작업은 회화와 도자를 결합하고 도자와 조각을 넘나들며 오브제 및 설치미술로서의 작품을 제시하는 경계 가로지르기의 유연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작업에서 이러한 넘나들기는 장르의 차원을 넘어 전통과 현재, 고급예술과 대중예술, 서구와 동양의 혼성적 양상을 띠며 의미의 활성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주목된다.

이러한 특징은 인간 내면의 표출에서 사회적 영역에 대한 관심으로의 확장을 보여주는 최근 근작들에서 나타난다. 이전 작업이 주로 자화상을 중심으로 자아의 내밀한 심리와 타자와의 관계성이라는 비교적 단선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면, 최근 작업들은 현 세태와 시대를 발언하고 개인과 사회, 일상의 맥락들을 교차시키는 복수적이고 다층적 시선을 드러낸다. 이를 위해 그가 일차적으로 사용한 것은 차용의 전략이다. 최지만은 옛 도자기의 기존 이미지를 인용하여 이를 현실의 이미지와 병치시키고 여기에 동시대적 의미를 투사함으로써 과거의 양식과 현재의 시대상이 반응하고 접합하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일례로 <21세기 주상복합건물형 골호>나 <국회의사당형 태항아리>에서는 뼈나 탯줄을 담아두던 조선백자를 차용, 권력과 자본이 탄생과 죽음의 근원적 의미까지 해체하는 현 시대상황을 꼬집는다. <21세기 신라항아리>에서 항아리의 목과 어깨 부분에는 동물과 인물의 토우들 대신 인기가수, 야구경기 장면, 컴퓨터, 이라크 전쟁 등의 모습을 부착시켜 신라인의 생활상과 유기체적 정신세계를 오늘날의 시대상과 일상의 표출로 재맥락화한다. 그런가하면 <21세기 동녀(童女)형 연적>에서는 그 표면의 술이나 수입의류 상표 등을 새겨 넣어 전통적으로 명상과 관조의 기물을 도처에 부유하는 소비문화의 기호로 전락시킨다.

 

최지만의 작품에서 이러한 과거와 현재 이미지의 이질적인 조합은 시각적으로는 생동감과 긴장감을 부여 할 뿐 아니라 작품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배가 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의미작용의 측면에서 전통 도자와 결합된 사회적 메타포들은 원작과의 상호작용과 재맥락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의미의 전유를 발생시킨다. 즉, 원작에서 기대되는 자율적이고 통합적인 하나의 의미는 인용과 병치를 통해 다양한 함축의미의 차원으로 상승되고, 마침내 그의 작업은 끊임없이 재형성되는 언어의 열린 구조를 드러낸다.

 

아트 인 컬쳐 2004. 10월호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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